room 01
Painting Life
삶을 그리다


전시회의 첫 장을 여는 이 공간에 붙여진 PAINTING LIFE라는 제목은 단 두 단어로 요약되지만 그녀의 고향인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를 거쳐 스페인에서 로스엔젤레스로, 리스본에서 멜버른으로 점점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는 그녀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추구해온 예술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문구이기도 합니다. 

에바 알머슨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이야기 합니다. 그녀는 삶을 그리고 있다고.

이 공간의 일련의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는 에바 알머슨에게 그림이 갖는 중요한 의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림은 그녀의 오감으로 세상을 보고 느끼는 수단이자, 언어로써 그녀가 감정과 생각을 표출하는 방법입니다. 그 과정에서 에바는 그녀 안에 축적된 모든 것들에 점을 찍어 선으로 연결한 뒤 저장해 두었다가 우리에게 이야기로 되돌려 줍니다. 그림과 삶은 서로에게 영양분이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 얽혀서 상호작용을 합니다.  




room 02
Family Lexicon : The extraordinariness of everyday life
가족 사전. 일상의 특별함


“우리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곳는 우리 안에 있답니다. 그리고 우리는 종종 그곳으로, 혹은 그 기억 속으로 돌아가고는 하죠.”


에바 알머슨은 지나 온 삶의 모든 순간과 기억들이 우리 안에 흔적을 남기고, 그 작은 흔적과 조각들이 모여 우리의 존재를 보여주는 특별한 풍경 혹은 공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공간이 바로 우리 삶의 일부이며, 그 조각들로 인해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게 된다고 말하죠. 

무뎌지고 색이 바랜 기억과 풍경들도 내 안에 어딘가에는 남아서 나라는 특별한 사람을 만들어주는 이유가 된다고 그녀는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풍경속에서 우리는 한 사람의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삶 2020



room 03
Love
사랑


"가장 단단하고 영원할 것 같은 삶의 유대감이 형성되는 때는

어린시절인 것 같아요."


살아가다 보면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견고한 관계가 만들어지곤 합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특별한 언어가 생겨나기도 하지요. 

에바 알머슨은 우리 모두가 어린시절 형제자매와 함께, 혹은 가족과 함께 

만들어 공유하던 특별한 의미의 단어와 몸짓에 대한 기억들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그런 표현들은 기억을 계속해서 공유해야만 존재할 수 있기에 

그녀의 그림속에선 숨은그림을 숨겨놓듯이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어느 특별한 날 2020

 


room 04
Confinement Portraits
내 마음이 말할 때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낄 때면 얼굴이 새빨개지고,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땐 머리 위로 천둥이 치듯 지끈거리죠. 반대로 공포는 조용히, 내 발끝에서부터 온몸으로 서서히 퍼져 날 겁에 질리게 합니다. 이곳은 바로 심장이 콩닥콩닥 뛰고 있는 우리의 마음 속 공간입니다. 

에바 알머슨은 우리의 마음 속에 자리한 이 작은 구석을 어떻게 그려두었을까요?


room 05
Plaza
모두 식탁으로 모여 봐


식탁 위에서 게와 랍스터가 걸어다니고, 꿀이 담긴 항아리 옆에는 꿀벌이 

윙윙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는 이곳! 모두를 행복하게, 혹은 찡그리게 만들 수 있는 식탁입니다. 시금치, 토마토 등 익숙한 음식부터 상어 지느러미 수프, 정어리와 같은 낯선 음식까지 이색적인 음식을 에바 알머슨만의 

밝고 생생한 그림으로 만나볼까요?




room 06
Cinema: I have a roll
자연 


“감정은 우리가 속한 장소로부터 나옵니다. 그리고 자연은 내게 영감의 원천이지요. 저는 이 방을 통해 여러분들이 저의 눈을 통하여 자신의 주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해요.”


흐드러지게 핀 꽃과 다채로운 색감이 넘치는 이곳은 풍요로운 

자연에 대한 찬사를 바치는 곳입니다. 

바로 모두의 삶이 피어나는 곳이지요. 새로운 눈으로 주변을 둘러보면 단조로운 일상조차도 특별한 일이 가득한 순간으로 변모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삶  2020



room 07
Nature
삶의 실타래


“우리는 삶이 우리에게 주는 실로 자신만의

특별한 옷을 지어 입으면서 살고있는 거에요.”


삶의 모든 순간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 에바 알머슨은 그 모습을 길고 가느다란 실로 묘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순간 순간의 선택과 주변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은 씨실과 날실이 되어 자그마한 조각보와 같은 삶의 단편을 만들어 냅니다. 그녀가 생각하는 우리의 삶, 우리라는 한 사람을 정의하는 형태는 조각보를 기워서 만든 알록달록한 코트와 같은 모습입니다. 어떠한 형태로 만들어 낼지는 온전히 우리 손에 달려있는 것이지요. 

 


뜨개질 2020



room 08
La vida
우리  


“그들과 함께 해야만 비로소 완전한 내가 된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족, 친구 혹은 동료들. 그리고 그 집단 속에서 소속감을 느낄 때 피어 오르는 그 벅찬 감정은 뭐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함께’라는 제목의 작품이 유독 많은 에바 알머슨은 여러 작품을 통해 ‘우리’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늘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을 소홀히 여기지는 않았는지 이따금씩 되집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공간은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유하는 특별한 순간들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놀이동산에서의 하루 2020



room 09
Fragility and Strength
행복을 찾아서


단편집 “행복을 찾아서(Evasions)”의 표지를 위해 그린 두 작품

 “꿈을꾸며”와 “사라지다”는 형형색색의 머리카락을 통해 서로 이어지는 

대형벽화를 설치한 이 공간은 두 점의 대형 벽화 사이의 색의 조각들이 사람들을 서로 연결하는 환상의 길을 만들어 냅니다. 

반면 몇몇 조각들은 그 길에서 흩어져 또 다른 상상의 세계를 향해 

달려가는 그녀만의 환상과 상상이 담겨 있기도 하지요.